디즈니느님 크리스마스겸 생일겸 연말 선물 감사합니다 by 미스터칠리


기쁘다 포스 오셨네
만 제다이 맞으리

마! 내가 니 아부지다!

팬들 사이에서도 디즈니의 새로운 스타워즈 프랜차이즈가 정통성을 훼손했네마네 분분히 입장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 까놓고 말해서 깨어난 포스를 보며 '쌍제이형 이건 아니잖아...'했던 순간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하지만..하지만!! 그저 레전드로 남을 줄 알았던 이 프랜차이즈를 살아 생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 망한 걸로 이야기하자면 프리퀄 3부작이 이미 거하게 개판 쳐놓지 않았던가? 라이트 세이버가 나올 때 그 쥐-읭 하는 소리를 극장에 앉아 서라운드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디즈니의 스타워즈 120% 찬성이네. 로튼 토마토 지수 93% 찍어버렸다는데 기대를 안할 수가? 한 솔로와 보바 펫 앤솔로지 시리즈도 무릎끓고 고대 중입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개봉 D-1. 기다려라 왕십리 아이맥스야...


간증 by 미스터칠리


급한 볼 일로 인천에 가게 됐다. 주말에 1호선을 탈 일이 없어 원래 이런 카오스 + 헬게이트 상태가 베이직 모드인진 모르겠는데 나쁜 의미로 기념비적인 토요일이었다. 시청에서부터 사람이 쏟아져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무한대 x 100, 사람이 그렇게까지 탈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도라에몽 주머니인줄) 그 와중 짜증은 커녕 삼라만상을 초월한 부처의 얼굴로 그저 밀치면 밀쳐지는대로, 누르면 눌려지는대로 받아들이는 승객들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를 포함, 지금 이 사람들은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 상위클라쓰 인간들이 숨 쉬듯이 누리는 택시와 개인 자가용의 편익을 누리지 못하고 이렇게 구겨져 가는구나, 슬프고 서러웠다. 

더 이상 최악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때 언제나 그렇듯 운명은 뒤통수를 거하게 친다. '데헷, 널 위해 준비했어.' 

예수천국 불신지옥 천지창조왕 예수왕을 그로테스크한 폰트로 써 붙이고 국기와 성조기로 장식한, 거의 내 키만한 십자가 모양의 피켓을 든 노인이 하필 밀리고 밀려 내 옆으로 온 것이다. 일단 냄새가 고약했다. 저 무거운 흉물을 들고 온 종일 싸돌아 다니며 숙성한 땀내는 과연 지독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피니쉬 멘트, '예수 믿으시오' 내가 못들은 척 하자 재차 은근하고 은밀한 목소리로 '주 예수 믿으시오, 우리는 모두 죄 지은 자들이오. 블라블라블라. 박근혜 대통령 보시오. 저 티 없이 깨끗한 사람 사람 감옥에 가둬놓고 정작 더러븐 것들 죄 많은 것들이 활개를 치는 세상 아니오.' 사이비 예수쟁이 + 태극기 부대. 아이고 씨발.  

내가 듣는지 안듣는지 아랑곳않고 노친네는 한참을 떠들었다. 그의 종교를 권하는 모양새가 꼭 판매가 금지된 품목을 몰래 파는 잡상인과 비슷한 냄새가 났다. 몇 달 전인가, 그때도 지하철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왠 아재 한 명이 명함 크기의 찌라시를 내밀며 '비아그라 씨알리스 백프로 정품 싸게 드림미다.' 정품이면 정품이지 백프로 정품은 뭔지, 팔십프로 오십프로짜리 정품도 있는건지. '안사요 안사' 하고 말았는데, 그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안믿어요 안믿어.' 

결국 시발비용 지출.

통장요정 생민형님 죄송합니다.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를 무려 벤티로...
저는 벤티 사이즈 몽둥이로 처맞아야 됩니다. 
하잖은 저따위가 고작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거금 6,500원을 소비했습니다.
대신 소량의 겅짜 샐러드를 득했습니다.

예수 안믿어요 안믿어.
나는 돈을 믿어요. 돈이 최고야요.

거리에서 왠 아재가 좌판을 벌여놓고 네잎 클로버를 팔고 있었다. 
모양과 크기가 훌륭한 것들은 2천원, 그저 그런 것들은 천원. 

- 진짜 네잎 클로버예요?
- 그럼요. 저만 아는 서식지가 있답니다. 마누라도 몰라요. 저만 알아요.

좌판을 가리키며 물었다.

-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나요?
- 어허 안돼요 안돼. 음식점은 음식홍보가 생명이니 마음껏 찍어다 블로그니 페이스북이니 올리고 퍼다나르고 하지만 이 네잎 클로바들은 자연이 내린 진귀한 영물 아닙니까. 함부로 인터넷에 올라가 퍼졌다가는 네잎 클로바의 신비한 힘이 닳고 말 것입니다.  

괴상한 논리라고 생각했지만 어찌됐든 나는 천 원을 주고 네잎 클로버 한 장을 구입했다.
천 원짜리 행운.
감히 함부로 2천원짜리 행운에 손을 뻗지 못했다. 그 완벽하고 아름다운 상급의 네잎 클로버에.
불행한 죽음이 내정된 인간은 고급의 행운을 감당하지 못할거야. 
 
너의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라. 
그리하면 여호와가 너희의 양식과 물에 복을 내리고 
너희 중에 병을 제하리니...



환상약국(Fantastic Drugstore),12:00 by 미스터칠리






12:00

                   환상약국


그래 우린 이미 본 거야 
너와 난 또 추워질 거야 
내게 남은 불을 피워야 
조금은 따뜻해질 거야 

숨어버린 태양 너머로 
몰래 우리를 비춰줄 거야 
그때까지 이러자 

그래 우린 이미 본 거야 
너와 난 추워질 거야 

그래 우린 쓰러질 거야 
상처만이 남게 될 거야 
내 마음을 재촉해야 해 
풀린 끈을 조여 매야 해 

숨어버린 태양 너머로 
몰래 우리를 비춰줄 거야 
그때까지 이러자 

그래 우린 쓰러질 거야 
상처만 남게 될 거야 

숨어버린 태양 너머로 
몰래 우리를 비춰줄 거야 
그때까지 이러자 
오 내게 기대 등을 마주해 
졸린 무거운 눈을 감게 해 
나지막이 숨 쉬자 

그래 우린 이미 본 거야 
너와 난 웃게 될 거야 쉬게 될 거야 
그냥 이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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